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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딸배, 배를 타고싶다고? 선원이 되고싶다고??

  • 딸배가 선원보다 백배 낫다.
    1. 한국 국적이면서 아무 자격증 없는 사람은 원양어선을 탈 수 없다.
      더러 육지인들에게 가장 막장으로, 소위 인생 뭐 있나 배나 타지 뭐하는 식의 얘기가 있는데 정작 한국인은 뉴비로 원양어선이나 상선의 갑판원(이게 노가다로 치면 잡부다)은 될 수 없다.
      인건비(외노자들은 월급제) 문제도 그렇고 무엇보다 한국수준의 나라에서 육지생활을 하다가 배의 갑판원으로 타면 99%가 중간에 토끼기 때문.

      항해/기관/조리 등의 자격증이 필요하다. 자격증은 급수로 나눠져 있는데 배의 크기가 클수록 필요한 자격증의 레벨도 올라가며 이건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공통.
    2. 가장 쉬운(?) 과정은 해양관련 고등학교나 대학교 졸업.
      쉽지 않다.
      남들 한창 축구하고 PC방 다니고 기껏 야자 고민할 나이에 비유하자면 신병교육대 입소하는 것 정도로 보면 됨.
      당연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단체생활,기숙사... 똥군기 없을 수가 없다.
    3. 육지생활대비 가장 힘든 점
      잠.

      기본적으로 그물을 2개(?) 이상 싣고 다니면서
      그물 올려서 고기를 갑판 위에 쏟아놓은 상태로 다른 그물을 내린 후 배는 달리며 이 때 갑판의 고기를 선별하고, 나무박스에 담고, 이 박스를 냉동어창에 정렬하고, 갑판을 청소한 후 밥 먹고, 끌어올린 그물 수선한 후 시간이 남으면 잔다.
      고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위의 모든 과정이 4시간 안에 일어나는 일이며
      당신이 밥을 쳐먹었든 말든 선장은 그물 내린지 4시간이 되면 비상벨(화재경보소리로 엄청 크다)울려서 그물 끌어올림.
      비상벨 울리면 무조건 다 튀어나와서 우비입고 갑판 대기. 군대에서 점호시간이라 보면 된다. 아니, 더 심하다. 꾸물거리면 발로 깐다. 40대 선장이 60대 선원을 발로 깐다. 물론 2-30대 선원이면 망치든 뭐든 손에 잡히는 걸로 깜.
      이 짓을 4시간마다 함.
      내 경우 원양이 아니고 대만 - 백령도 왕복 저인망이었는데 나중에는 밥숟가락 잡고 조는 일 허다하고 침상에 누워서 쥐새끼가 발가락을 물어도 대항을 못함. 배에 쥐 겁나 많다...그리고 발을 씻을 시간이 없기에 발에 고기 찌꺼기가 붙어있어서 쥐새끼가 이걸 자꾸 물어뜯음.
    4. 어선의 경우 고기작업 예외
      선장
      기관장
      선주 꼬봉(이건 직책이름을 잊어버렸다)

      배는 선장도 월급 + 보너스(보합)를 받는 선주의 직원이다.
      따라서 육지에 있는 선주가 근로감독을 할 방법이 없기에 배에다가 꼬봉을 1명 태우는데 이 사람은 선장의 업무를 매일 선주에게 보고하는 역할.
      이 사람도 선장에 대해 관여하지 않고 선장도 이사람을 터치할 수 없다.(아주 작지만 독방이 있다) 서로 소 닭보듯.
      그외 항해사 기관사 자격이 있든 없든 누구나 갑판에서 고기작업 해야 한다.

      육지에서는 일단 대학 토목과 나와서 기사 자격증 따고 건설회사라도 들어가면 뭐 안전화 신고 뺑이까야 하는 건 맞지만 잡부처럼 직접 망치를 들거나 시멘트포를 질 일은 없다.
      이게 없기 때문에 노가다판에서는 철모르는 놈들 제외하고 대리 이상 짬밥 되면 일당 잡부한테도 유들유들하게 서로 존중하며 선을 지키지 명령조로 지시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목수가 빈정상해서 폼부치다 말고 퇴근해버리면 대리가 그 폼을 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반면 배는, 선장, 기관장이 가장 일도 잘 하고 깡도 좋은 놈들임.
      배를 타본 사람은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어업지도선(이게 무궁화다)공무원이란 말에 일반인들이 육지 세계관을 투영해서 쌉소리를 해대는데 저사람은 어선 선장 경력도 있는 사람이었다.
      절대 보통사람 아니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일제시대 태어났으면 독립운동 할 사람이고 뻰찌로 생이빨을 뽑혀도 불지 않을 사람임. 지기 의지 없이 몇 알 수 없는 불운이 겹쳐 거기까지 갔다? 확률 낮은 얘기임.
    5. 실제 고기잡이
      뭐 참치든 조기든 하여튼 상품가치가 있는 고기만 그물마다 올라온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돈이 되고 일단 배의 냉동창고가 다 차면 연안선의 경우 가까운 항구로 와서 하역작업을 하고(원양의 경우 운반선이 와서 바다 가운데에서 하역작업 후 그대로 계속 일함) 몇일 휴식을 주니까 낫다.

      그런데 잘 못 잡는 선장의 경우 해파리며 온갖 쓰레기가 고기보다 더 많다.
      배가 쉬는 때는

      추석
      설날
      태풍경보(주의보는 무시하고 경보도 항구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태풍경로 피해서 돌아다니는 경우 많음)
      만선(냉동어창 꽉 채움)

      기름도 보급선이 있으며 배 파손도 엥간한 건 다 현지에서 고치므로 (배 옆 철판에 사람 머리통만한 구멍나도 그걸 현지에서 용접함) 저 중 가장 확률 높은 게 어창을 빨리 채우는 건데.... 현실에서 육지 꼬꼬마가 배타면 태풍 오는 걸 제일 좋아한다 ㅠㅠ 근데 태풍 와도 일한다는 거. 선수에서 파도 맞고 브릿지까지 날아가기 체험. 나도 이거 여러번 날아가봤는데 육지 같으면
      야 다친 데는 없어?와 같은 예의성 멘트라도 해주지만 배에서는 바로 브릿지 스피커로(선장은 스피커로 방송한다) 욕 날라옴.

      상어는 서해에서도 많이(생각보다?) 잡힌다. 단 이게 상언가??할 정도로 크기가 보잘것 없다(1미터?).
      근데 이새끼들 갑판에 누워있는 거 옆으로 지나가다가 주둥이에 장화 걸리면 장화가 면도날처럼 갈라짐. 그냥 찍~~ 소리도 없이 한방에 인정사정없이 갈라짐.

      아구(아귀, 고기 종류, 배 뽈록함.)
      이 ㅅ ㅂ 새끼들은 왜 그렇게 지렁이들이 많은 거야.
      4시간마다 그물 끌어올리는데 앞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는데(이미 말했지만 앞 작업이 완료되었건, 당신이 밥을 먹었건 말건 선장은 무조건 4시간마다 그물 올린다) 또 그물 끌어올리게 되면 이제 갑판에는 이전에 작업하던 물고기들이 일부 널려 있다.
      아구.... 4시간 되면 몸에서 지렁이 나옴. 흰색 실지렁이. 100마리는 나옴 ㅋㅋ
    6. 바다의 낭만? 두려움?
      대가리를 쪼사뿔라 ㅋㅋ
      내가 7시간인가 하여튼 그 이상 표류도 해봤는데(이건 김양식장 세내기라는 작은 보트) 사실 동력을 상실한 상태의 배가 제일 위험하거든.
      근데 군대도 그렇잖아. 사격장 들어가기 전에 약간 정신이 멍할 정도로 굴려서 들여보내지.
      배는 이게 상시라 생각하면 됨. 육지에서 생각하는 인간의 보편적인 사고회로, 반응, 의미없다. 두려움도 당연히 없음. 내가 남자치고 눈이 크고 겁도 많은 놈인데도...
      이건 말로 설명하기도 힘들고 전혀 이해도 안 가겠지만 죽겠는데? 하는 생각은 하지만 그게 두려움과 연결되지는 않음.

      인간이 온전히 이성적이고 자신의 인과를 설명할 수 있다면 군인이란 직업은 없었겠지?
      배도 마찬가지임.
    7. 선상 생활
      낚시배 같은 경우 육지사람을 의식해서 만든 거니까 쬐끄만한 놈도 화장실이 있다. 어선도 200톤 정도 되면 화장실이 있음.(누군가로부터 직관당하지 않을 칸막이가 있다 뿐 그 모든 배설물은 바다로)
      그러나 우리가 항구마을에서 보는 9.77톤 배... 그냥 구멍만 뿅 뚫린 푸세식인데... 푸지 않고 바다에 떨어진다.
      더 충격적인 건 식당도 없기 때문에 누군가 밥먹다 똥을 싸면 눈 앞에서 그의 엉덩이골을 통과해 바다로 떨어지는 어떤 것을 직관하면서 숟가락질을 해야 한다는 점. 푸드드득~ 이라도 하면 효과음이고.

      내가 탄 건 철선과 FRP 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에는 쥐가 많다. 이새끼들 어디서 오는겨...
      육지에서 노가다 숙소 잡아서 하면 대개 몇 달 한 방에 여러명 있기에 지저분하다. 근데 배 선실의 이불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도 그 배 만들어진 후 한 번도 빨래하지 않았을 것.
      저 위에서 얘기했듯 쥐새끼가 발가락을 물어뜯는다. 이건 디폴트다.
      거기다 늘 잠이 부족하기에 그냥 우비 입고(우비라고 물만 있는게 아니라 겉에 고기비늘과 해파리가 붙었다. 장화까지 일체형)눕는 경우도 있는데 이걸 몇 년씩 그대로 끌고 다니는 게 배.

      몸이 너무 가려우면 샤워는 통키라고 불리는 모터가 퍼올리는 바닷물로 한다.
      이빨은? 당연히 안 닦는다. 1주일? 1달? 아니 1년도 안 닦는다. ㅋㅋ. 물론 선장이나 기관장은 닦는 경우가 있긴 한데 선원레벨에서 닦는 사람은 없다. 항구도시 깡마르고 코빨간 늙은 선원들을 보면 대개 이빨 상태가 안 좋은 이유.

      실제로 범죄자... 배에 난도질자국 있는 놈이 오기도 하는데...
      앞에 얘기했다.
      배의 선장이나 기관장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깡이 쎈 놈들이라고. 육지에서 칼질 하던 놈도 배에 올라오면 갑판장선에서 제압당함.
      당신이 20대 유도 4단의 거구라 해도 배에 올라와 50대 삐삐마른 선원의 손아귀를 잡으면 그냥 벽이 느껴진다. 내가 겁쟁이이긴 하지만... 20대 때는 한손 푸시업, 한손 턱걸이 자유자재로 하고 양다리 일자로 찢었던 놈인데... 찍소리 못하고 갈굼당함.
      99%의 한국남자들은 군대에서 갈굼 당해도 어쩔수없이 참는 것이지 선임이 나보다 강해서 당하고만 있는 건 아니다. 소위 더러워서이지.
      그러나 육지사람이 배를 타면 가장 하찮아보이는 노인네조차 나보다 강하다는 걸 알게 됨.

      그런 경험 있을지 모르겠다. 운동을 했네...헬스를 했네 하던 애들도 택배 상하차 갔다가 2시간만에 빤스런 하고 노가다 폼 받아치기 900장 야리끼리 갔다가 50대 아재한테 항복하는 경험.
      대부분은 그 다음날 못나오지만 진짜 오기로 나오는 놈도 있는데 그런 놈은 더 이상 이빨빠진 아재한테 틀딱이 어쩌고함부로 하지 않음.
      자기 경험치 밖의 강자를 봐버리면 세계관이 달라짐.
    8. 배를 한 번 타보면
      뭐라고 할까... 전쟁터에서 적군을 족여보고 여자를 강X해보고 한 사람과 아닌 사람 만큼의 차이가 생김.
      내가 민주당 지지자이면서도 이준석은 키워서 써먹어야 한다. 하는데는... 사실 이준석이 설령 떠도는 성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거... 인간으로, 남자로, 아~주 사소한 것임. 마찬가지로 이재명의 형수욕이나 음주??

      이걸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은...
      아마도 나처럼 누군가 내 앞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는 걸 보면서도 침묵했던... 그런 상황에 한 번도 처해보지 않은... 평탄한 길만 걸어왔을 것.
      온라인에 층간소음으로 보복 살인같은 뉴스가 나오면 그 댓글들이 가관이지?
      내가 층간소음 당해봐서 아는데 오죽했으면...하고 살인자를 옹호하고 자빠졌어.

      즉 대부분의 인간은 층간소음 정도조차 견디지 못할 만큼 평이한 길을 걸었으면서도 마치 자신이 선해서, 정의로워서, 현재에 다다른 것처럼 나불댄다는 점.
      배를 한 번 타보면
      내 안에 절대적인 선도 없고 신념도 없으며 앞으로 그럴 가능성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됨.
      흔히 목에 칼이 들어와도라고 이야기하는 정치인을 보면 헛웃음이 터지는데 ... 99%의 인간에겐 이런 게 없음.
      의자에 결박한 뒤 손톱밑에 송곳만 찔러도 일생을 두고 매달렸던 모든 가치관이며 신념이 무너짐. 손톱밑 송곳에도 무너지는 게 인간인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심각한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예의가 없지?
      폭력을 견딜 수 있는 어떤 힘이 자신에게 내재되었다고 함부로 자신하는 사람들 너무나 많다.
      정치적 영역으로 가면 이준석이 악인이냐 이재명이 악인이냐... 이건 전혀 무의미함. 나도 내가 악인일지도 모르는데.
      다만 이준석이나 이재명이 나보다 똘똘한 놈이면 됨.
      윤석열은 나보다 똘똘한 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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