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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운전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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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차량을 못 믿는다.
지들이 신호위반을 패시브로 달고 다니면서 무슨 개소리를 야무지게도 하냐
라고 하겠지만 그것은 논외로
오토바이를 오래 타고 이 시장에서 밥먹고 지금 살아있는 사람 중 녹색신호라고 좌우 안 보는 사람 없다.
또한 중앙분리대가 없는 도로는 무조건 반대차선도 봐야 한다. 신호와 무관하게 항상 불법U턴 차에 대비해야 한다. -
노면을 외워야 한다.
신호와 무관하게 교차로마다 일일이 시야확보를 하면서도 중앙선 너머도 보고 거기다가 노면까지 확인해야함.
일반적으로 차량 운전시 거의 신경쓰지 않는 횡단보도 페인트/맨홀뚜껑 같은 경우야 워낙에 알려진 얘기고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빙판이 미끄럽다는 것도 알테니오토바이는 재수없게 기름/모래 와 아다리되는 시점에 앞 브레이크를 걸면 배달귀신이 와도 자빠짐.오토바이를 직업으로 10만km 이상 탔는데 멀쩡한 사람은 길가다 경유 냄새만 나도 어떤 놈이 기름 만땅으로 넣은 후 뚜껑 안 닫고 가서 노면에 경유가 흘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하니...
이런 얘기를 당신이 별로 들은 바가 없는 것은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오토바이 운전자도 이 한 번에 아다리되면 죽어버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경찰이나 어느 누구도 길바닥에 그냥 조금 말라가는 경유 때문에 이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 -
회피동작이 문제가 된다.
사실 조심해 타면서 진짜 불가피한 상황 만나게 되면 방향이나 무게중심의 변경 없이 그 자세 그대로 할 수 있는 최대 브레이킹으로 운동에너지만 줄여 그냥 박아버리면 오히려 더 간단하다.
이렇게만 할 수 있으면 오토바이에서도 ABS 나 TCS 가 중요하다.근데 이게 어려운 게 아니라 불가능하다.
진짜 이렇게만 할 수 있으면 사람이라면 박았을 걸 안 박게 해주는 게 전자장비다.
돌발상황이라고 무조건 회피동작이 일어나는 건 아닌데 운전자에 따라 다른 것도 아니고 똑같은 사람이라도 그때그때 다 다르다.
이건 판단력 이전에 뭔가 몸과 머리 전체의 어떤 회로에서 순간적으로 터지는 것이라 당사자도 알 수 없음.
인터넷에 있는, 특히 ABS 관련 얘기는 실험의 내용을 운전자가 대충이라도 이미 알고 있는 상태라 의미없으며 전혀 모르는 상태라 하더라도 그때그때 다른, 회피동작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에 촛점을 맞춘 것이지회피동작이 일단 일어나면 전자장비는 의미없음.본능이 있고 이런 돌발상황은 연습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회피동작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 순간 이미 중심이 무너진 것이라 ABS, TCS 아니라 그 할애비가 와도 무너진 중심을 운전자의 능력으로 복구한 후에나 의미가 있음.
오토바이 사망사고에서 전자장비 잔뜩 달고 밸런스도 잘 잡힌 천만원이상 대형 이륜차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얘긴 아무도 안 하지.
회피동작이 없으면 이런 오토바이들이 같은 속도에서 제동거리도 짧고 들뜸이나 털림도 확연히 적다.
그런데 왜 많이들 죽을까?
속도가 빨라서? 이게 90% 맞는 얘긴데 거기서 끝낼 게 아니라 세밀하게 들여다보면오토바이 사망사고에서 ABS, TCS 아니라 브레이킹 시도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왜 그럴까?
인간의 어떤 회로에서 회피 또는 포기가 먼저 터진다는 것. -
회피/포기가 먼저 터지는 상황을 안 만들기 위해
반응이 아니라 판단의 영역까지 가기 위해 속도를 줄여야 하고
신호를 믿지 말아야 하고
차량 운전자를 믿지 말아야 하며
중앙선 건너편도 봐야하기 때문에
오토바이 운전이 훨씬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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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를, 차량을 못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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